신참 사장님의 첫 상가 셀프인테리어

가게를 오픈한지 5개월째에 접어들었습니다지금부터라도 생각을 많이 하고 공들였던 첫 사업장에 대한 기록을 열심히 남겨보려고 하는데, 먼저 셀프 인테리어 초보자들이 첫 숍을 어떻게 꾸몄는지 상가의 셀프 인테리어 도전기를 올려봅니다.

텅 빈 첫 번째 공간 신축 18평 상가에 처음 마주쳤던 그때… 이걸 어떻게 꾸며야 할지 정말 당황스러웠어요ㅠㅠ 관리실에서 열쇠를 받고 들어간 날은 더욱 정신이 산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여기저기 바스락거리는 왕벌레의 시체들에 소리를 지른 적도 있었지만, 덕분에 지금은 벌레를 보고도 가볍게 넘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실측한 날

최소한의 작업과 비용 때문에 벽 색깔 바꾸기, 천장의 지렁이 텍스를 가리고 레일 조명을 켜기, 파티션에서 공간을 나누기, 바닥을 바꾸기로 하고 인기통 카페에 들어가 열심히 글을 읽었습니다.
유튜브도 열심히 보기 시작했어요 인테리어 분야의 유튜브도 신세계네요!
분야별로 도움이 되는 정성스럽게 유튜브 콘텐츠들이 많았어요. 멋진인테리어를스스로지휘하는사장님도참많으셨고요. 자극도 받고 부러워하기도 했어요.

공간구성, 컨셉을 최대한 표현하기

– 저는 실패입니다 – 콘셉트 없는 콘셉트 ㅠㅠ 저처럼 취향이 복잡다양하고 일관성 없는 분이 계실 거예요 모던한 것도 괜찮고 빈티지한 것도 괜찮고 좋은 사람은 내가 만드는 공간의 컨셉을 확실하게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꼭 적어둬!
”라는 옆 마을 꽃집 사장의 조언!
그래서 파워포인트를 열고 이것저것 브레인스토밍하듯 기록해나갔습니다.
형용사 동사를 연상하는 단어는 줄줄… 마음에 드는 다른 가게 캡처해 놓은 사진이나 사고 싶은 가구 사진도 넣고요. 발표하는것도아니고저만보는파일이다보니까필요하지않을것같은것들도일단넣고나중에대충정리하는방법으로만들었어요.

출력도 해요 써보겠다고 말이 길어져서 몇 장 됐어요

공간표현을 위해 스케치업 한달 무료 체험판을 설치하고 도면도 만들려고 책도 빌렸는데… 이번 생은 안 되겠다… 책보다는 유튜브에서 본 스케치업 강의가 더 도움이 됐어요. 대충 따라 그렸는데… 조잡한 그림도 아닌 것보다는 있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너 이제 아웃!

목공(만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기있는 카페에 목공 견적과 에폭시 바닥 견적에 관한 문의를 했더니 엄청나게 많은 메모가 도착해 있습니다.
@@ 일단 에폭시는 비용이 많이 들어서 금방 포기!
ㅠㅠ 목공줄 견적메모도 정말 여러가지가 왔는데 딱 중간정도 견적이 두개 똑같아!
라고 합니다.
이 분이 진짜라고 확신하고 컨택했고, 어느 쪽도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목수님들 일정 맞추기가 참 어려웠는데, 어쨌든 마음씨가 좋을 것 같고 블로그에 그간의 작업내역도 확실하고 닉네임까지 분명한 ()목수 사장과 작업하기로 했어요. 숨기고 싶었던 천장의 지렁이는 그대로 내버려두고 진열대를 부탁했어요.

아, 목수들에게 견적을 의뢰할 때는 정확한 수치와 도면, 도면이 있으면 편리합니다.
공간면적 실측은 필수입니다!
특히 카페바의 경우 각종 집기 사이즈를 미리 알려드려야 합하여 가구를 뜨실 수 있습니다.
물론 작업할 때 다시 측정을 하기도 하고요.

발로 그린 그림… 자신감을 가져달라고… 이런 발로 그린 그림도 다~ 찾아보시면 원하는 가구가 있으면 사진과 함께 대충 그려서 사이즈도 알려주시면 소통이 편합니다 전면도면이 있다면 꼭 현장에 붙여두시길 추천합니다 ㅠㅠ 저는 미리 종이로 드리면 나중에 받은 사실도 잊어버려요 ㅠㅠ 차라리 핸드폰 사진으로 드리는게 나을듯 합니다.

목수들이 일당 베이스로 여러 작업을 하다보니 작업 당일 확실한 도면과 내용을 다시 알려드리거나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며 작업하는 것이 안전한 것 같습니다.
(저는 파티션의 아치게이트 위치가 잘못돼서 나중에 바꾸느라 시간, 인력을 낭비했습니다) 그래도 성격 좋은 목수님을 만나 원활하게 소통했고 결과도 마음에 듭니다.
” 2일

자재는 목수 사장님이 직접 주문해 주셔서 작업 하루 전에 받았습니다.
셀프인테리어의 힘든 점은 머리도 복잡하지만 몸도 힘들다는 것입니다.
노동이 정말 많아요. 사장님이 시킬 때 자재 트럭에서 내리는 것까지 시켰다는데 내가 아침도 안 먹고 자재 내리는 것까지 도와줬어야 했다는 슬픈 사연이…

 

먼지가 대단하지만 뭔가 하나씩 만들어질 때는 뿌듯해요~

옛날 생각이 나네요 ~ 뭔가 갖추어지는 가구들을 보면서 목공작업만 끝나면 금방 오픈할줄 믿었던 병아리 같았던 옛날의 ㅎㅎ

멀바우 자재가 조금 남아서 선반을 부탁했는데.. 너무 무거워서 달 수가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여전히 구석에 누워 있어요. ㅠㅠ 살려주세요~)

쓰레기 더미를 보니 셀프인테리어의 단점이 또 하나 생각나네요!
폐기물의 처리도 스스로 해야하지만, 이것도 별도로 조사해서 몇 군데 장소를 견적하는 것이 귀찮습니다.
단번에 한꺼번에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을 결정하는 것도 초보자에게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부품을 같이 보내버리거나 하는 실수도 책임져야하고..

페인트 페인트는 예전에 우여곡절이 많았기 때문에 블로그에 토로하도록 포스트팅했습니다.
지금은 브랜드 컬러로 정착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싱크대에 묻은 페인트는 아직 지우지 않은 채 그대로이고, 가끔 눈에 익습니다만. 단지 사진이 중요한 부분으로, 사진에 조금 황색을 띠고 있는 것이 신경이 쓰이는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조명이 주광색이라서 밤에 노랗게 질릴 때 깜짝 놀라는 순간도 있어요.전기 목수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분이 1일 오셔서 미리 사둔 레일 조명 설치와 온수기 전원 작업, 콘센트 작업, 조명 스위치 작업을 해주셨어요. 레일 조명은 용인에 있는 조명점에서 가장 싼 것으로, 미리 구입해 두었지만 도중에 레일이 조금 부족해서 근처 조명점을 돌아봐야 했습니다.
ㅠㅠ (계속 울어요…)

기존 조명 철거로 빈 공간을 텍스로 채우려면 또 텍스를 사야 돼요 텍스 사러 또 돌아다녀요 텍스 박스도 정말 무거워요 그리고 드러난 전선을 숨기기 위해 움찔움찔도 사왔습니다.
(이건 다이소) 이 모든 상황이 따로따로 일어난다는 놀라운 사실~!
그리고 꼭 필요한 물건은 근처 가게에 없다는 사실~

값싼 조명이지만 역시 빛이 나니까 가게의 품격이 달라지네요. 지금도 저녁에는 불을 켜놓고 ‘역시 밤이 예뻐!
’ 하고 혼자 흐뭇하게 바라볼 때도 있습니다.
게다가 전기 청년팀(?)은 쓰레기 분리수거도 해놓고 갔어요. 나중에폐기물처리할때들은이야기인데셀프인테리어를하시는분들이나중에폐기물을처리할때굉장히고생을하신다고들었습니다.
마구 쌓아놓고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분위기 있는 밤

그리고 전기작업에 부자재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많이 올랐다고는 들었는데… 그래도 전기 사장님은 항상 활기찬 모습이라 기분이 좋았고 높은 천장에서 고생 많이 하셨기 때문에 쿨하게~수도설치 수도는 숨어서 어플로 찾아봤어요. 설치해 놓은 싱크대에 수도를 연결하는 것도… 한번에 안 되더군요!
천장부터 연결하는데 올라가서 보고 일반 부품이 아니라 부품을 다시 사 와야 해서 작업을 중단하고 다음날 다시 해야 했고.. 견적 의뢰를 메일로 하다보니 서로의 의미 전달이 잘 안 돼서 다시 하루 오신 거예요.(견적추가) 그리고 대단한 것은 계량기 설치했어야 했는데 나중에 잊어버리고 설치를 안해서 한참 뒤에 다시 와주셨다는.. ㅎㅎ 저만큼 정신없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위로했습니다; 그래도 좋은 가격+젠틀하게 끝난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제 경우 수도를 나중에 설치했지만, 일반적으로는 목공보다 먼저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수도관 매립은 할 수 없습니다.

바닥에 폭시의 대안으로 선택한 데코타일!
을지로에서 견적을 받았는데 동네에서 하기로 변경→그리고 결국 목수사장님이 가르쳐준 곳으로 결정했습니다.
대기업인지 일정 맞추기가 쉽고 사장님이 직접 현장 견적을 받아오셔서 좋았습니다.

 

 

메탈콘크리트에서 선택대행사가 LG테라조를 추천하여 샘플을 유심히 보았는데 제 스타일이 아닌 LG의 다른 제품을 보았습니다.
동신타일을 생각해서 LG에 간 이유는..페인트칠후 충격으로 바닥이라도 조금 높은걸로 가면 좋을까해서..실제 품질은 별로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바닥을 닦으니까 확실히 예쁘게 보이네요데코타일 시공이 얼마나 빨랐는지;; 당일에 작업자분들 뵐수도 없었다는.. 아침 7시쯤 왔다고 전화가 왔는데 벌써 가게 가봐야지~라고 생각할때쯤 다 끝났다고 전화가..;; 의심이 가는 눈으로 꼼꼼하게 확인했지만 잘된것 같았습니다.
신속하게 깔끔하게 시공하고, 뒹굴던 선반도 깔끔하게 무너뜨려 나갔네요.

샘플북만 보고 데코타일 정하기가 정말 어려웠고 완료 후에도 이게 내가 고른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전체를 깔았을 때 느낌이 또 달라요 라인과 틈이 있는게 아쉽고, 특히 이 타일은 생각보다 얼룩이 잘 보이네요!
식당이나 카페에는 별로 좋을 것 같네요. 하지만 비용을 생각하면 데코타일도 좋을 것 같아요. 또 건조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사용해도 되고(오히려 많이 밟아줘야 한다는), 에폭시에 비하면 냄새도 덜 나고.폐기물 처리나 청소 목공이 끝나고 왔다갔다 하다 보니 손과 팔 주위에 두드러기처럼 빨갛게 올라와 있었어요. 아무래도 자재 먼지, 본드 등 좋지 않은 물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빨리 쓰레기 처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페인트가 끝나자마자 업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 역시 인기 카페) 상업 공간 인테리어 폐기물로는 그리 많지 않은 양으로, 10~20만원 사이였습니다.

그리고 바닥까지 끝난 후에는 청소!
내부의 가구와 벽까지 닦는 청소까지 하면 비싸기 때문에 내부는 제가 하고 유리만 제조사에 맡겼어요.햇볕이 많이 드는 더운날 고생하면서도 감사하게 페인트칠할 때 잘못 시공해서 끈적끈적 달라붙은 실리콘도 제거해서 정말 깨끗해 졌어요!
집에 있던 애물단지가 베이킹 작업대를 끌고 와서 웬만한 상품이 들어온 집.이케아 책상과 당근으로 산 공기청정기도 보이네요!

내부는 이렇게 대충 살 수 있을 정도로 정리됐어요!

결론적으로, 초보 사장의 상가 셀프인테리어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복잡한 요소가 전혀 없는데 카페나 음식점을 셀프 인테리어 하는 분들이 대단하다고 느꼈고, 매장 창업 시 시설비를 내고 그대로 이어받는 것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셀프인테리어는 이런 분들에게 정말 좋습니다.
”나는 하루빨리 문을 열어야 한다.
”-무대여 기간이 길어야 합니다.
”나는 복잡하게 생각하는 게 귀찮아” -생각을 정말 많이 해야 돼요난 내 차가 너무 소중해 집기를 옮기느라 차 내부에 흠집이 났다.
ㅠㅠ “나는 관절이 좋지 않아” — 그때 따끔따끔했던 손목이 안돌아가네요셀프 인테리어가 힘들었는데도 좋았던 점은 큰 경험치를 얻었다는 점, 내 공간에 대한 애착이 생겼다는 점, 그리고 그때 너무 힘들어서 웬만한 힘든 일들은 힘들지 않았다는 점 등입니다.
비용의 경우에는 계속 부품이 들어가거나 잘못 사서 다른 것을 또 사는 등 삽으로 여러 번 삽을 사용했기 때문에 그렇게 절약된 느낌이 아니었죠.요즘 우리 상가에서 다방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는데 노란색 틀을 보더니 웃음이 갑자기 나오더라고요.나는 왜 그렇게 울며 지새웠을까? 지나고 보니 폭망한 페인트의 결과 따위는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었는데 말이죠.당장 매출과 향후 사업계획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여기까지정독하신분들은아마지금도셀프인테리어로고민하고계실텐데셀프든업자에게맡기든장단점이있으니상황에맞게똑한선택을하시기바랍니다.
그리고 셀프인테리어에 첫 도전하는 초보 사장님에게는 도전에 파이팅을 외치겠습니다!
+ㅅ+PS 인테리어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 ; ω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