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발 관리 받으러 갔다 와서 동생과 점심을 먹으면서 원래는 어제 놓쳤던 ‘개의 승자’ 프로그램을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제는 베이징 올림픽 중계로 <계순자>가 방영되지 않은 덕분에 갑자기 볼 것이 없어졌는데, 나중에 영화 코너에 들어갔다가 <특송>이라는 영화가 새로 VOD로 개봉되서 일단 영화 <특송>을 구입해서 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예고편이 자동으로 재생됐을 때 볼 수 있었던 주연배우가 박소담이었을 뿐만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늘 인상적인 연기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 김의성도 주연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영화의 평점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우선 출연 배우들은 누가 뭐래도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들이라고 생각하고 과감히 구입하겠다는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본 영화 특송은 과거 SBS 채널을 통해 재미있었던 드라마 모범택시를 떠올리게 한다.
드라마 ‘모범택시’는 복수하고 싶은 사람의 부탁을 받고 이재훈(김도기 역)이 택시를 타고 사연을 들은 후 김의성(장성철 역)이 운행하는 택시회사의 그림자 속에서 대신 복수를 하는 그런 에피소드를 그린 드라마여서 나는 영화를 보면서 무심코 ‘모범택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택시회사를 운영하며 비밀리에 복수 대신 일을 의뢰받는 김의선의 모습이 특정한 의뢰를 받는 모습과 겹쳐졌고, 그 의뢰를 대신하는 박소담은 <모범택시> 이재훈의 모습과 꽤 겹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마 모범택시는 범죄자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이지만, 영화 특송은 어디까지 범죄자라도 의뢰를 받으면 의뢰를 수행하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이었다.
그래서 다소 분위기는 영화 도입부가 어두운 느낌이었지만, 박소담이 집에서 혼자 지내는 모습은 캐릭터가 가진 인간적인 미와 함께 배우 박소담의 매력을 보여주는 모습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곳에서 그려진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며 혼자 사는 박소담이 그럴 수밖에 없는 모종의 사정이 있음을 넌지시 보여 주는 의미도 있었다.
사정은 그의 어떤 선택으로 이어졌다.
그 선택은 박소담이 다음으로 받은 승부조작 의혹의 중심에 있는 브로커 전 야구선수의 아들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사실 프로라면 아이가 어떻든 돈만 가져가는 게 당연하지만 영화 특송에서 박소담이 갖고 있는 과거 이력과 그의 성격을 감안할 때 절대 그럴 수 없었다.
그의 이성적이지 못한 감정적 선택은 영화에서도 확실한 설득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로 인해 영화가 별 볼일 없고 과거의 <아저씨>에서 비롯된 진부한 느낌이 들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평소 새 영화에서 전혀 다른 전개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다소 실망할 수밖에 없는 요소가 분명히 있었다.
그래도 영화는 구성을 잘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흥미진진한 액션으로 시작해 배우들이 맡은 배역으로 보여주는 인간적인 미도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
배우 김의성은 이미 이런 역할이 아주 익숙했고(드라마 모범택시도 그랬고 한국 리메이크 버전으로 개봉한 골든슬럼버도 그랬다), 전에 만났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박소담 배우가 액션을 하는 모습을 본 것은 영화 특송이 처음이라 무척 즐거웠다.
영화가 아니라 나는 <유퀴즈>에서 봤던 그 상큼한 모습 때문에 입덕했는데 더 팬심이 깊어진 느낌이랄까?
배우 박소담의 팬이라면 한번 호기심을 갖고 영화 특송을 본다면 상당한 집중력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영화의 분위기나 이야기의 구조 자체는 과거에 크게 히트했던 영화 아저씨와 많이 닮은 느낌이지만, 이곳의 일부 요소가 드라마 모범택시로 대체된다면 그야말로 영화 특송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자세한 것은 직접 영화 「특송」을 보고 나서 판단할 수 있도록 하자. 적어도 나는 괜찮았다.
(P.S. 아니 근데 박소담이 91년생이야?) 나랑 한살 차이밖에 안나는 동생이라고? 헉!
단 한살 차이인데 난 왜 이렇게 늙어 보이는지….)